항저우 장애인AG 개막…'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
한국 선수단, 종합 4위 목표…장미란 문체부 2차관, 박수로 격려
시각 장애 소녀, 살구향 오스만투스 꽃향기를 지도 삼아 꿈을 향해 발걸음
(항저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미뤄진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대회 개회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의 주제는 '하츠 미트, 드림스 샤인'(Hearts Meet, Dreams Shine)이다.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는 이 슬로건은 승리를 향한 꿈과 경쟁을 갖고 모인 이들이 더욱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의미다.
조직위는 식물 '오스만투스'를 대회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중국 고대 문헌에도 기록된 오스만투스 꽃은 항저우의 매력을 상징하며, 오스만투스 나무는 생명력과 활기를 뜻한다. 오스만투스 화관은 그간 고된 훈련을 감내하고 이룩한 성취를 의미한다.
이날 개회식에는 장애인 선수를 상징하는 시각 장애 소녀가 무대에 등장했다.
이윽고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전체에 오스만투스 꽃의 향기가 퍼졌다.
이 소녀는 살구·복숭아와 비슷한 향기를 지도 삼아 용감하게 자신의 꿈을 향한 길을 찾아 나섰고, 행복한 만남과 승리를 상징하는 거대한 오스만투스 화관이 공중에 그려졌다.
조직위는 장애인 선수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모여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이같이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한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영어 알파벳 약자 순서대로 44개국의 선수 3천20명, 임원 2천101명, 총 5천121명의 참가자가 중앙 무대를 향해 일렬로 입장한 뒤 좌우로 나눠 퇴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을 필두로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공동 기수로 나선 태권도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과 골볼 김희진(스포츠등급 B2·서울시장애인체육회)을 앞세워 44개국 중 15번째로 입장했다.
김진혁 선수단장이 이끈 선수단은 짙은 상하의 단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한 손에는 태극기를 흔드는 동시에 나머지 한 손으로는 관중을 향해 인사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등은 한국 선수단의 입장에 손뼉을 치며 화답했다.
한국은 시각축구를 제외한 21개 종목에 선수 208명과 임원 137명 등 총 345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4위를 목표로 삼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고통을 받는 팔레스타인 선수단이 28번째로 입장하자 큰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중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왕하오 중국 저장성장은 "앞서 성공적으로 끝난 아시안게임과 함께 아시아경기대회 시작해 스포츠 열정을 이어갈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장애인에게 관심과 배려를 기울인다. 선수들이 꿈을 실현하고 존엄과 자신감, 독립성으로 빛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카이 중국장애인협회장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했다"며 "불굴의 용기와 끈기를 가진 장애인 선수들의 꿈과 희망이 빛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후 딩쉐샹 중국 국무원 상무 부총리의 개회 선언으로 대회가 막을 열었다.
선수단 입장이 끝나자 중국의 전통 인장(도장) 공예가 소개됐다.
'진정한 노력은 금속과 돌도 쪼갤 수 있다'는 중국 속담에 따라 장애인 선수들의 끈기와 집념을 인장(도장)에 각인하는 것에 비유했다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거대한 북소리 속에서 한 아이가 오스만투스 화관에서 나오는 밝은 빛을 쫓아 나왔고, 수백 명의 장애인이 사랑이 담긴 웃음으로 아이를 맞이하며 개회식이 마무리됐다.